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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교 교수(세종대)
이 자료는 국회 국정원 개혁특위 2013.12.17. 공청회 관련 진술자료입니다.
국정원개혁방안 -정보위 개편 및 국회의 예산통제권 강화방안을 중심으로-
이재교(세종대 교수, 변호사) 1. 국정원 댓글사건, 무엇이 문제의 根源인가? 지금 논의되고 있는 국정원개혁은 국정원 댓글사건이 그 발단이다. 국정원 대북심리전단이 2012년 대선에서 선거에 개입하여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되었고, 이로 인해 대선이 끝난 지 1년이 지나도록 대선국면이 계속되고 있다. 이 번 사건이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초의 국가기관에 의한 선거개입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실상 2002년 대선에서 현직 부장검사가 병역비리 전과자로 병역비리와 관련된 사기죄로 복역 중이던 김대업이라는 기결수를 수사관으로 동원하여 이른바 병풍을 야기하였고, 당시 현역인 설훈 의원이 이회창 후보의 기양건설 20만달러 수수설을 공표하여 대선에 지형을 바꾼 일이 있었으니 처음이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당시에는 영향이 훨씬 컸음에도 선거불복이 없었지만 현재는 선거불복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이는데, 지금 부정을 규탄한다는 사람들이 당시에는 어디 가 있었는지 묻고 싶다. 이번 국정원의 댓글사건은 현재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상당한 문제가 있고, 특히 재판결과 기소된 바와 같이 원장의 지시에 의한 선거개입, 정치관여로 확인된다면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이라는 후진적인 사건으로서 국정원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사안이다.
그러면,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왜 일국의 정보기관 수장이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되는 자충수를 두었는지 묻는 것이 그 문제해결의 출발점임이 명백할 터인데, 이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드물다. 병풍이나 20만달러 수수설이야 노무현후보의 당선을 위한 선거운동의 일환으로 벌인 흑색선전이었다는 사실이 확정판결에 의하여 명백하게 밝혀졌지만, 그럼 원세훈 당시 원장이 박근혜 후보의 요청을 받고 댓글공작을 하였을까? 그렇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럼 원 원장은 왜 그런 일을 벌였을까? 이 질문에 대하여 진보성향의 인사들의 대답은 대개 “보수정권의 장기 집권 플랜이다" 이라든가 “원세훈 원장의 차기 정권에 대한 줄서기(보험)였다”로 모아진다.
전혀 옳지 않다. 그 원인은 원세훈 전 원장이 “진보좌파는 종북”이라는 잘못된 프레임에 갇혀 있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지시말씀을 보자. 2010년 1월 “세종시 등 국정 현안에 대해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는 좌파단체들이 많은데 정공법으로 대응해야 한다,” 같은 해 11월에는 “좌파 교육감들이 주장하는 무상급식 문제에 대해 포퓰리즘적 허구성을 국민에게 적극 홍보해야 한다”고 했다. 2010년 1월에는 “지방선거도 이제 있고 좌파들이 여기 자생적인 좌파도 아니고 북한 지령 받고 움직이는 사람들 아니에요. 그런 사람들에 대한 확실한 싸움을 해서…,” 또 2011년 10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는 "인터넷 자체가 종북좌파 세력들이 점령했다," "전 직원이 인터넷 자체를 청소한다는 자세로 그런 세력을 끌어내야 한다"고 했다. 2012년 2월 “종북좌파들은 북한과 연계해서 다시 정권을 잡으려고 하고…우리 국정원은 금년에 잘못 싸우면 없어지는 거야.” 총선 후인 지난해 6월엔 “종북좌파 척결은 물론이고 그 동조세력도 면밀히 점검하고, 종북좌파 세력이 국회에 다수 진출한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우리 사회에 발붙일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도 했다. 검찰의 댓글사건 수사발표내용임
여기서 주목할 점은 “종북좌파들은 북한과 연계해서 다시 정권을 잡으려고 하고”라는 대목이다. 필시 김대중 정부 또는 노무현 정부, 아니면 둘 모두의 정부에 종북좌파가 포함되어 있었다는 의미일 터이다.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 대공라인이 초토화되었던 역사가 있기에 이렇게 인식하는 것에 이해가 되는 면이 없지는 않지만, 정확하지 않은 현실인식은 문제를 야기한다. 이런 인식이라면 ‘종북좌파의 재집권’ 즉 문재인 후보의 집권을 저지하려는 것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원 전 원장의 기준에 의하면, 문재인 후보의 주변에 종북좌파라 할 만한 사람이 없지 않을 테니까. 그렇다면, 대한민국이 종북세력의 손에 넘어가는데, 원세훈 당시 원장으로서는 이들의 준동에 대처하는 국정원의 사명이라 생각하였을 것이다.
이렇게 종북세력에 대하여 위기의식을 느낀 원장이니 2009년 3월 심리전단을 독립 부서로 만든 뒤 이후 4개 팀 70여 명으로 확대 개편하고 본격적으로 전개한 대북심리전에서 종북세력에 대한 정당한 대응 외에 야당후보에 대한 비난과 같은 정치관여혐의가 섞여 들어갈 위험이 배태되어 있었던 것이다. 결국, 일국의 정보기관 수장이 정치관여, 선거개입 혐의로 재판을 받는 비극으로 귀결되고 말았다.
문제의 근원은 바로 여기에 있다. 원 원장은 反정부(좌파)와 反대한민국(종북)을 동일하게 인식한 것이 문제였다. 즉, 종북세력과 좌파를 한 묶음으로 인식하는 바람에 종북세력을 너무 넓게 보았던 것이다. 국가기관인 국정원은 오로지 反대한민국, 즉 대한민국을 부정하면서 대한민국을 전복하거나 혼란을 야기하려는 세력, 대한민국의 정보를 반국가단체에게 넘기는 세력에 대해서만 주의를 기울이고 대응해야 했는데, 두 세력을 동일시했으니 정치관여·선거개입 의혹을 초래하고 만 것이다. 반정부는 결국 집권여당에 비판적인 세력으로서 야권의 한 축이고, 따라서 친정부와 반정부의 싸움은 기본적으로 여야 싸움, 즉 정치인 것이다. 이 싸움에 개입하였으니 정치관여와 선거개입 혐의를 면하기 어려운 것이다. 검찰 댓글수사팀이 “원 전 원장은 북한의 동조를 받는 정책이나 의견을 가진 사람과 단체도 모두 종북세력으로 보는 그릇된 인식을 갖고 국정원 직무 범위를 넘어서는 불법적인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 검찰의 분석인데, 바로 이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왜 종북과 친북을 동일시하고, 나아가 좌파적 정책에 찬성하는 사람들을 포함하여 종북좌파로 묶어서 동일한 세력으로 인식한 것일까? 사실 이렇게 생각하는 국민이 주변에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다만, 국민들이야 이렇게 생각하더라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지는 않지만 일국의 정보기관의 수장으로서는 곤란한 일이다. 결국 이런 인사를 일국의 정보기관의 수장에 앉힌 인사가 잘못된 것이다. 댓글사건의 근본적인 문제는 다름 아닌 인사에 있었던 것이다.
국정원에 대한 잘못된 인사의 뿌리는 깊다. 1987년 민주화 이전의 일이야 논외로 하고, 민주화 이후를 보더라도 과연 국가를 위한 “익명에의 헌신”에 충실한 정보기관의 수장이라고 평가할만한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었던가.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면서 대북·대공라인이 초토화되어 정보기관의 기능을 마미시켰다는 사실은 잘 알려 있지만, 구체적인 근거를 댈 수 없으니 더 거론하지는 말자. 노무현 정부에서 국정원이 일심회 간첩단을 수사하자 청와대비서진이 김승규 당시 원장에게 수사중단을 압박했고, 이에 굴하지 않고 수사를 계속하여 간첩단 사건임을 밝혀내자 김승규 원장을 퇴진시켰다는 것이 본인의 회고담이다. 사실 김승규 원장 사임 당시에도 언론들은 일심회 사건을 수사하여 해임되었다고 보도했고 설득력 있기도 했다. 이 경우에는 해임한 것이 잘못된 인사다. 그 후임으로 취임한 김만복 원장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인질구출공작이 성공하자 공작을 한 비노출요원(블랙)을 대동하고 자랑스럽게 기자회견을 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김 원장이 퇴임 후 고향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하기 위하여 주말마다 고향 주민을 내곡동으로 모셨다는 소문이 무성했고 보면, 자신의 공적을 자랑하여 표를 얻기 위한 행사였다는 평가를 들어 마땅하다. 결국 또다른 기밀누설로 인하여 사임하였는데, 이 경우에는 임명이 잘못된 인사다. 원세훈 전 원장에 대한 인사도 정보전문가 아닌 사람을 국정원장에 임명한 인사가 잘못이었던 것이다.
그 동안 정권이 바뀌면 국정원의 원장은 물론 실·국장을 비롯한 간부진이 대대적으로 바뀌었다. 그 과정에서 은밀하게 정권의 실세들에게 줄을 섰던 직원들은 승진하고 좋은 보직도 맡고, 줄을 서지 않았거나 잘못 선 직원은 퇴직하거나 한직으로 밀려났다는 얘기가 언제부터인가 인구에 회자되기 시작했다. 그러니 국정원의 정보가 여야 국회의원들에게 늘상 흘러들어갔고, 정치인의 입에서 내밀한 정보들이 수시로 흘러나왔다. 현재 여권의 모 인사, 야권의 모 의원이 풍부한 기밀정보를 이용하여 정국을 주도하는 장면이 낯설지 않은 풍경인데, 그 정보의 출처가 국정원이라는 것은 비밀 아닌 비밀이다.
이러니 지금 국정원이 본연의 임무는 제대로 못하면서 해서는 안 될 일은 잘 한다는 비난을 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이 정도로 정보가 샐 정도면 일국의 최고 정보기관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수준이다.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인사에 있었던 것이다.
2. 국정원 개혁안에 대하여 지금 논의되고 있는 국정원 개혁안의 내용은 수사권 폐지, 국내정보활동 제한, 국회정보위원 강화 및 예·결산강화, 보안업무 기획·조정권한 폐지 등이다.
이 개혁안의 지향점은 단 하나로 보인다. 국정원의 권한 축소다. 그럼 국정원댓글사건이나 국정원의 정보력 부족의 원인이 국정원의 권한이 너무 크기 때문인가? 그런데 국정원의 권한이 너무 강해서, 정보위의 통제가 부족해서 댓글사건이 발생했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국정원의 문제점은 잘못된 인사로 인한 것이다. 그렇다면, 국정원개혁은 인사가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데에 맞춰져야 한다. 권한축소는 엉뚱한 처방일 뿐이다. 국정원과 같은 정보기관이 필요하고 유능한 정보기관이 국가안전보장에 기여한다는 명제가 참이라면, 국정원의 본연의 임무인 정보활동을 강화하고, 해서는 안 될 정치개입은 차단하는 방향으로 국정원개혁이 논의되어야 한다. 현재 여야가 개혁특위를 구성하기로 합의하면서 권한축소로 방향을 잡은 것은 방향 자체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다.
(1) “부당한” 국내보안정보 수집활동 금지 및 수사권 폐지 여야가 미리 합의한 개혁안에 “정당과 민간에 대한 부당한 국내보안정보 수집행위 금지”가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국정원은 국내 보안정보 수집을 통하여 정부전복세력, 간첩, 산업스파이, 테러범 등에 대한 정보를 확보하고 이를 통하여 바로 수사로 연결되어 적발해 내는 것이다. 그런데 “부당한” 정보수집활동을 금지한다는 것이다. 부당한 정보수집활동은 금지하는 것이 타당할 듯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부당한”이라는 극히 주관적이고 포괄적인 말로 정보기관의 정보수집을 제한할 경우 사실상 보안정보수집활동을 금지하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다. 이렇게 불확정적인 개념으로 활동을 금지할 경우 국정원 요원들의 적극적인 정보활동을 기대할 수 없다. 언제 어떻게 부당한 활동이라고 규정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처벌을 각오하고 정보활동을 할 리 없으니 사실상 모든 국내보안정보 수집을 금지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국내 보안정보 수집은 국정원의 모든 활동의 출발점이 되는 토대로서 세계의 모든 정보기관에게도 가장 기본적인 임무중 하나인데, 이를 사실상 금지해 놓고 정보기관이 어떻게 활동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국정원이 최근에 잘 한 일을 꼽으라면, 통진당 이석기 의원을 주축으로 한 세력의 국가테러음모를 적발해 낸 것이라 하겠는데, 정당과 민간에 대한 사실상 정보수집활동을 금지하고 이러한 음모를 어떻게 적발해 내라는 것인지 묻고 싶다. 그리고 “일심회”사건이나 “왕재산사건”과 같이 정당이나 시민사회단체에 간첩이 침투해 있는 것이 우리 실정인데, 앞으로 이런 간첩을 적발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지도 우려된다. 국정원이 해외정보수집에 집중하고 국내정보를 경찰에 맡긴다면 외국 정보기관과의 원활한 정보교류도 어렵고 전문성이 떨어지는 경찰이 제대로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거니와 경찰이 그 권한을 남용하지 말라는 법은 또 어디 있느냐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국정원을 못 믿겠는데 경찰을 믿을 근거는 어디 있겠는가. 그리고 논의되고 있는 것이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검찰과 경찰에 넘김으로써 폐지하자는 것인데,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이석기내란음모 사건에 대하여 3년간 은밀하게 내사를 벌였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국정원의 수사는 장기간에 걸쳐 은밀하게 첩보를 수집하고 해외정보망, 다른 나라 정보기관과의 협조, 국내세력 연계 여부 수사 등 광범위한 정보활동 및 치밀한 공작이 필요하다. 수사권이 없는 국정원이 이러한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정원에 대하여 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그 능력 부족의 원인은 오래 전에 비롯되었다. 국정원의 대공수사력은 이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면서 오랜 경험을 쌓은 전문인력이 대거 퇴진하고, 국정원 간부들의 공명심으로 인하여 장기간에 걸쳐 북한에 심어 놓은 인적정보망(휴민트)이 상당 부분 붕괴되었기 때문에 정보력이 약화되었다는 것이다. 최근의 사례지만, 국정원이 3년 전 김정일이 신병 중일 때, “양치질을 할 정도의 건강상태”라는 정보를 흘려서 북한의 인적정보망이 붕괴되었다는 것인데, 국정원이 공명심에서 정보력을 과시하고자 지나치게 상세한 정보를 공개하였다가 스스로 발등을 찍었던 것과 같은 일이 종종 일어났던 것이다.
이러한 사태의 원인은 국정원이 정치권의 눈치를 보았기 때문인데, 더 근본원인은 정치권이 국정원을 정치적으로 흔들었던 탓이다. 따라서 정치권이 국정원의 권한축소에 관심을 기울일 것이 아니라 국정원을 정치적으로 흔드는 일을 자제하여야 하는 것이다.
개혁안은 주요 선진국의 정보기관들이 수사권을 가지고 있지 않은 점을 지적하면서 수사권 박탈을 주장하지만, 우리는 그 선진국들과는 안보환경이 매우 상이하다. 우리나라는 남북의 대치상황에서 북한을 무조건적으로 추종하는 종북세력이 무시 못 할 정도로 존재하고, 그 외에 북한에 대한 막연한 호의를 보이는 친북세력, 국정원이라면 일단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데다가 탈북자를 위장한 침투가 가능하기 때문에 북한의 간첩활동이 매우 용이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매우 유능한 정보기관이 아니라면 이러한 환경에서 보안임무를 수행하기 쉽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국정원에게 수사권을 보유하게 하고 다만, 정보수집과 수사권을 겸유함으로 인한 부작용을 법원, 검·경의 수사과정에 대한 견제, 그리고 국회와 국민의 민주적 감시체계를 통하여 줄여 나가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3. 국회 정보위원회 강화 방안에 대하여 (1)정보위를 상설화하여 일반 상임위화 하고, 정보위 산하에 ?정보감독위원회? 신설 현재 정보위는 16개 상임위 중 하나지만, 정보기관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겸임위로 구성하고 회의 운영상 몇 가지 특례를 부여하고 있다. 개혁안은 그 특례를 모두 폐지하여 정보위를 일반상임위로 만들자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도 정보위는 여야 합의로 수시로 개최되고 자료제출과 원장 출석 요구 등 연중 열리고 있어서 상설과 별 차이가 없는데, 이를 제도적으로 상설화할 필요가 과연 있는지 의문이다. 무엇보다도 정보위를 일반 상임위로 하자는 것은 정보기관의 기밀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매우 부적절하다. 지금도 정보위에 국정원 간부들이 수시로 불려가면서 업무에 지장을 받고, 정보위에 보고한 기밀이 누설되어 정보를 제공한 국가로부터 항의를 받는 일이 종종 발생하는데, 상설화까지 해서 어찌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 선진국의 경우에도 정보기관을 감독하는 의회의 기관은 모두 특별상임위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상·하원에 정보위가 설치되었는데, 일반 상임위안와 상하양원 합동위안을 검토하였으나 정보기관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겸임위로 결정한 것은 위와 같은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었다.
더 나아가 정보위 산하에 ?정보감독위원회?를 신설한다는데, 전형적인 屋上屋이다. 현재의 정보위도 기밀정보를 수시로 누설시키는 등 난맥상을 노정하고 있는 마당에 그 산하에 ?정보감독위원회?를 또 설치해서 어떻게 기밀에 대한 보안을 유지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더욱이 보도를 보면, 감독위원에는 민간인 3명이 자문위원으로 위촉된다는데, 일국의 정보기관을 감독하는 기구에 민간인을 포함시키겠다는 발상 자체를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2)정보기관의 ?자료제출 거부권? 폐지ㆍ?비밀열람권? 보장 이 개혁안은 정보기관을 통상적인 국가기관화 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현형법상으로도 정보위원에게 비밀의 상당부분에 대한 접근을 허용하고 있는데, 모든 비밀에 대한 열람을 허용한다면 비밀을 취급하는 정보기관이 따로 존재할 이유가 없다. 통합진보당 이석기, 이상규, 오병윤 의원 등은 수 많은 기심지어 소관 상임위와 관련없는 국가기밀자료까지 광범위하게 요구하는 등 광범위하게 기밀을 수집하려고 시도한 사실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예를 들어, 2013년 5월에 정보위원회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모든 내사사건의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할 경우 당시 내사 중이던 이석기의원의 RO조직에 관한 자료를 모두 정보위에 제출하여야 한다는 것인데, 과연 그 사실이 통진당 그리고 이석기의원 본인의 귀에 들어가지 않을 것인가. 우리 사회에서 국회의원에게 국가기밀이 공개되지 않아서 발생할 국익의 손실과 국가기밀을 공개함으로써 발생할 국익의 손실 중 어느 쪽이 더 클까 생각해보면 답은 자명하다.
(3)정보기관원의 증언ㆍ진술에 대한 정보기관장 허가권 폐지 정보기관의 요원은 이름·얼굴 자체가 비밀일 수 있다. 기관원을 노출시킬 것인가, 증언의 범위를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의 문제를 정보기관에서 통제하는 것은 정보기관의 속성상 불가피하다. 국회든 법정이든 증언·진술에 대한 제한은 광범위하게 인정된다. 의사나 변호사는 환자나 의뢰인의 비밀에 대하여 증언하지 않을 권리와 의무가 있다. 일국의 정보기관의 요원의 증언이 무차별하게 허용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요원의 증언으로 인하여 공작사항 및 민감정보 등이 유출될 경우 외교분쟁ㆍ국가안보의 위해가 초래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다. 선진국의 경우에도 대부분 이를 인정하고 있다. 또, 현행 법령에 의하더라도 국정원장은 국가 중대이익이나 국가 안위에 중대 영향을 미치는 경우 외에는 허가를 거부하지 못하도록 규정되어 있고 또 법원 허가를 받을 경우 정보요원이 증언토록 할 수 있으므로 별 문제가 없다. 허가권 폐지안은 정보기관의 특수성을 간과한 개혁안이다.
(4)정보위원회 회의 공개(의결로 비공개) 정보기관을 감독하는 기관의 회의를 비공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미국의 정보위원회가 규정상 공개가 원칙이고 비공개결의를 할 수 있다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회의가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다. 이런 마당에 원칙적 공개로 규정할 이유가 없다.
정보위원회에 대한 개정안은 한 마디로 국회에 대하여 국정원을 투명하게 만들자는 것인데, 일반적으로 국정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 대하여 투명할수록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정보기관의 특수성상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렇기에 정보기관 아닌가. 국회와 국민이 유리알같이 들여다보는 정보기관은 이미 정보기관이 아니다. 이런 정보기관을 다른 나라 정보기관이 정보기관으로 인정해 주겠는가? 즉, 외국 정보기관들이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하겠는가 생각해 보면 그 답은 자명하다.
(5)소결 국정원이 정보위에 모든 것을 공개하도록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정보위는 2004년 출범 이후 국가비밀을 누설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실상 우리사회는 정보위원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기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대통령이 국정원장 및 간부들과 식사를 한 후 기념사진을 찍어 청와대홈페이지에 버젓이 올리는 곳이 우리나라다. 빙산의 일각일 테지만 언론에 보도된 기밀누설 사례를 살펴보자.
2003년 7월 국회의원 보좌관이 2급 비밀사항인 북한의 고폭실험정보가 국회 정보위원회를 통해 누출된 것에 관하여 당시 김덕규 위원장이 강한 유감을 표시하였다. 미디어다음 2003.7.11. 미디어다음 기사 "국가기밀 누설" 처벌 한 건도 없는 국회 정보위” (http://media.daum.net/politics/others/newsview?newsid=20030711100821710) 2005년 12월에는 당시 김승규 국정원장은 정보위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예산안 소위 심사 과정에서 국정원의 기밀사항을 소상하게 설명했다"면서 "앞으로 보안문제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미디어다음 2005.12.4.자 기사 “기밀누설 정보위원 검찰고발 추진” (http://media.daum.net/politics/administration/newsview?newsid=20051204063212369)
<신아일보 기사> 국가 기밀이 공공연하게 누설되고 있다. ‘한국판 위키리크스’는 국회 정보위원회가 주범이다. 정보당국의 비공개 답변이 무분별하게 공개되고 있다. 더욱이 개인도 아닌 국회에서 국가기밀이 줄줄 새고 있다면 그야 말로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우리국회는 브리핑까지 해대가면서 군사정보와 기밀을 사실상 공개하고 있다. 파괴력이 큰 주요정보를 국회의원 자신의 홍보에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1일 국회정보위원회 브리핑이 대표적인 사례다. 여야 간사가 공동 브리핑에서 정보당국이 북한의 서해 5도 공격이 있다는 걸 8월에 알고 있었다며 금기에 해당하는 정보수집 방법까지 노출했다.
당시 연평도 포격당일 인 11월 23일과 그 직전에 북한이 ‘유선’통신으로 작전을 수행해 우리 군이 이를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그뿐만 아니라 북한은 현지 위성사진을 낱낱이 공개, 우리 측 정보수집 능력을 만천하에 드러냈다. 정보위는 지난 4월에도 천안함 관련 브리핑을 통해 수정된 작전내용, 북한의 잠수함 정보수집 방법 등 핵심군사 기밀을 노출한데 이어 지난해 11월 국가정보원의 ‘패킷감정 장비’ (인터넷 회선을 오가는 신호를 제3자가 감청하는 방식)보유현황까지 공개한 바 있다.
민감한 내용도 노출 됐고 대북 정보능력이 공개됐으며 외국인에 대한 수사정보도 샜다. 위키리크스가 따로 없다. 구체적 가이드라인이 없어 답변하다가 정보위원들의 압박에 밀려 정보를 과잉 공개하게 되는 것이다. 의원들 스스로 자제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정보위원이 국가기밀을 누설하면 5년 이하 징역에 처하도록 되어있는 국회법 조항은 사문으로 놔두지 말아야한다.
미국의회 정보위는 상세한 의사 규칙과 예규에 따라 운영 된다. 브리핑제도는 아예 없고 비밀정보를 공개 하려면 대통령의 동의를 받아야한다. 또 비밀 정보를 유출 하면 정보위원직을 박탈하거나 의원직에서 제명 된다.
위키리크스 증후군은 국회뿐 아니다. 안보의식이 느슨해져 있는 동안 곳곳에 구멍이 나있다. 군도 정보기관도 국회와 언론 압력에 적절하게 대응 할 매뉴얼이 없다. 국가안보를 조화시키는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 신아일보 2010.12.15.자 기사(http://www.shina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1635)
<국민일보 사설> 국가 기밀이 공공연하게 누설되고 있다. ‘한국판 위키리크스’는 국회 정보위원회가 주범이다. 정보당국자의 비공개 답변이 무분별하게 공개되고 있다. 정보위 여야 간사들은 주목도가 높은 정보를 브리핑함으로써 개인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야당이 정부를 비판하는 데 이용되기도 한다. 근거 규정도 없는 정보위 브리핑제도의 폐해를 그대로 놔둬선 안 된다. 규칙을 세밀하게 정할 필요가 있다. 알권리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 안위에 관한 일이다.
정보위원들이 과시 삼아 사석에서 국가기밀을 누설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유형은 가려낼 방법도 없다. 2006년 당시 김승규 국정원장은 2004년 8건, 2005년 23건의 기밀이 정보위에서 유출됐다고 문제 제기를 했다. 정보위원들의 상식과 애국심을 믿는 수밖에 없지만 현 위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불안한 구석이 있다.
정보기관 간부들이 정보위의 이 같은 취약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국정원이 8월에 북한 무선통신을 감청해 서해5도 공격계획이 있다는 걸 알았으나 11월 공격은 북한이 유선통신을 사용해 감청하지 못했다는 민감한 내용도 지난 1일 즉각 브리핑됐다. 위키리크스가 따로 없다. 구체적 가이드라인 없이 답변하다가 정보위원들의 압박에 밀려 정보를 과잉 공개하게 되는 것이다.
의원들 스스로 자제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정보위원이 국가 기밀을 누설하면 5년 이하 징역에 처하도록 되어 있는 국회법 조항을 사문(死文)으로 놔두지 말아야 한다. 미국 의회 정보위는 상세한 의사규칙과 예규에 따라 운영된다. 브리핑제도는 아예 없고 비밀정보를 공개하려면 대통령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비밀정보를 유출하면 정보위원직을 박탈당하거나 의원직에서 제명된다.
위키리크스 증후군은 국회뿐이 아니다. 안보의식이 느슨해져 있는 동안 곳곳에 구멍이 났다. 민주당 서종표 의원은 지난 3일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에서 간첩을 남파할 필요가 없다. 국방일보를 보면 세밀하게 나와 있다”며 분별없는 군사 사항 노출을 개탄했다. 군도 정보기관도 국회와 언론의 압력에 적절하게 대응할 매뉴얼이 없다. 알권리와 국가안보를 조화시키는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 국민일보 2010.12.13.자 사설 “국가 기밀 새나가는 국회가 불안하다” 전문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kmi&arcid=0004429931&cp=du)
정보에 대한 보안에 둔감하기는 정부도 빠지지 않는다.
2012년 12월에는 미국 정부가 로켓 발사 최종 단계에서 한국 정부에 위성사진 등 기밀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가 기밀정보를 국내 언론에 흘려주는 것에 불만을 품은 미국 정부가 한국을 따돌렸다는 것이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명박 정부가 강조해오던 한·미동맹이 결정적인 시점에서 난맥상을 초래한 셈이 된다.
산케이신문은 이날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 말을 인용해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최종 단계로 접어들면서 미국이 한국 정부에 대한 위성정보 제공을 제한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 2012.12.13.자 기사 “미국, 한국 잦은 자료유출 불만… 산케이 “일본에만 북 로켓 정보”의 일부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12132222445&code=910303)
개혁안은 비밀누설 우려에 대하여 정보위원 및 관련자들에 대한 비밀준수의무를 강화하고 위반시 처벌하면 비밀누설의 우려는 해소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우리 현실과는 동떨어진 얘기다. 과거든 지금이든 국가기밀을 누설한 행위는 처벌대상이다. 그러나 국회 정보위원이나 관계자가 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처벌받았다는 얘기를 들은 바 없다. 국회에서 흉기로 문을 부수고 보좌관이 의원을 폭행해도 처벌도 징계도 받지 않는 나라에서 별도 ‘대수롭지도 않은’ 기밀누설행위를 하였다고 처벌받을 리 없다. 더욱이 국회의원은 헌법상 면책특권에 의하여 보호받으므로 처벌하기도 어렵다. 노무현 정부, 이명박 정부 모두 국회정보위에서의 기밀누설로 종종 물의가 빚어졌지만 지금이라고 그런 우려가 불식되었을 리 없다.
미국 정보위 사례를 들어 국회 통제 강화를 주장하나 미국은 국회의원이 비밀을 누설할 경우 엄격한 책임을 물어 처벌하는 등 보안 유지를 위한 제도가 확립되어 있으므로 우리와 비교하기 어렵다. 언론자유의 천국이라는 미국에서 비노출 CIA요원의 신분을 노출시킨 기사로 인하여 기자가 구속되었는데, 그 정보원이 부시 대통령의 측근으로 밝혀지는 바람에 이른바 리크게이트(Leak Gate)로 비화되었을 정도로 기밀누설에 대하여 극도로 예민하다. 그러나 우리는 국정원장이 버젓이 비노출요원(블랙)을 대동하고 공작성공을 자랑하는 기자회견을 갖는 나라다. 이런 풍토에서 국회 정보위에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어떻게 국가안보에 관한 비밀을 지킬 수 있겠는가.
무엇보다도 정보위에 정보를 공개하면, 댓글공작과 같은 정치개입이 과연 방지될 것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정보기관 수장의 잘못된 인식에 기한 사건을 정보위에 대한 보고로 방지될 수 있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지금의 국회 정보위의 감독으로 부족함이 없다. 정보위가 국정원에서 받은 정보를 어떻게 하면 언론에 생색을 내면서 발표할 것인지 골몰하지 아니하고 어떻게 하면 국정원의 일탈을 잘 감독할 것인지에 집중한다면 현행 법령하에서도 충분히 감독할 수 있다.
4. 예산통제 강화방안에 대하여 여여는 국정원에 대한 예산통제권을 강화하기로 합의하였고, 민주당이 주장하는 주요 내용은 국가정보원의 자체 회계감사 및 직무감찰 폐지하고, 다른 기관 예산에 포함 시킬 수 있었던 비밀활동비(예비비)를 없애고 국정원비와 정보비로 편성하여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의 예·결산심사를 받도록 하며, 감사원이 회계 검사 및 직무감찰 비공개 조사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만약 민주당의 개정안대로 된다면, 대한민국에 정보기관은 없는 것과 다름없게 된다. 예산을 유리 너머로 들여다볼 수 있는 기관은 이미 정보기관이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보기관의 예산 자체가 기밀이다,” 제임스 클래퍼 미국 DNI국장의 말이다. “예산의 구체적인 항목이 공개되면, 외국 정보기관들이 우리 활동의 최우선 순위가 어디에 맞춰져 있는지, 우리의 능력과 자원, 동원 가능한 작전 및 정보 수집 방법에는 뭐가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어렵잖게 간파할 수 있을 것”이라 했다. Washington Post 2013,8.29.자 기사 (http://articles.washingtonpost.com/2013-08-29/world/41570439_1_intelligence-community-washington-post-gaps) 그렇기에 전세계 정보기관은 전체 예산과 세부내역을 모두 비밀로 하고 있을 터이다. 국정원은 현재도 정보위에 예산 심사에 필요한 세부자료를 충분히 보고하는 등 국회의 통제를 받고 있다. 현재 정보위는 예결위 심사에 갈음하여 국정원의 예산 및 사업에 대해 세부사업별 면밀하게 심사를 하고 있고, 예산 세부항목에 대해 정부 산출내역에 주요자료를 제출함으로써 통제를 받고 있는 것이다. 현형 법령상 국회 정보위원회의 국정원에 대한 예산통제에 관하여 국회정보위원회 홈페이지는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http://intelligence.na.go.kr/site?siteId=site000004225&pageId=page000004231) 국가정보원 세출예산의 과목은 (관)국가정보원비,(항)정보비로 하여 총액으로 요구, 그 산출내역과 예산안 첨부서류 제출 생략가능 - 국가정보원 예산중 미리 기획하거나 예견할 수 없는 기밀활동비는 총액으로 다른 기관의 예산에 계상 가능 - 국가정보원은 국회정보위원회에 국가정보원의 모든 예산에 관하여 실질심사에 필요한 세부자료제출 - 국가정보원장은 소관예산에 대한 회계검사와 직원의 직무감찰결과를 국회정보위원회에 보고 <예산회계에관한특례법> 국가의 안전보장을 위한 활동에 소요되는 예비비의 사용과 결산은 예산회계법의 규정에 불구하고 총액으로 하여 기획예산처소관으로 함. 예산회계특례법상 국정원의 예ㆍ결산 세부내역을 공개하지 않도록 하고 있으나, 정보위에 실질심사에 필요한 세부자료를 제출하여 심사와 통제를 받고 있다. 특히 2005년부터 예ㆍ결산 심사를 위한 小委가 열려 예산의 세부내역을 보고받고 수정ㆍ의결하는 등 실질적 통제가 이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예산소위 위원장은 관행적으로 야당 소속의원이 맡고 있으므로 실질적인 심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다만 총액규모를 드러내지 않기 위하여 국정원예산과 기획재정부의 예비비에 계상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는데, 이는 정보기관의 특수성을 감안한 것으로 최소한의 보호장치로 이해할 수 있다. 미국 CIA는 전체 예산을 국방부예산에 분산 계상하여 CIA예산총액이 얼마인지 알 수 없도록 조치하고 있다.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최근 스노든이 CIA를 비롯한 16개 정보기관의 예산을 공개하여 다른 나라 정보기관이 CIA를 손금보듯 들여다 보았던 것은 CIA로서는 재앙일 것이다. CIA가 9·11테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여 위상이 위축되고 예산도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스노든의 폭로에 의하면 오히려 그 이후 예산이 2배로 늘어났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으니, 이 사실을 접한 다른 나라 정보기관들이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을 것 같다. 정보기관의 예산을 비밀로 보호하는 것이 기본원칙임에도 예결위로 하여금 정보기관의 모든 예산을 심의하도록 하는 것은 정보기관의 예산을 정부일반부처의 예산과 동일하게 공개심사하자는 것으로 정보기관의 속성을 전혀 고려하지 아니한 주장이다. 국정원에 대하여 감사원 감사를 받도록 하자는 것도 동일하다. 국가정보기관이 치열한 정보전쟁을 차질 없이 수행하기 위해서는 정보역량 및 수단 보호가 필수이며, 그중 정보예산은 가장 핵심 부분인데, 이를 일반예산과 동일하게 심사하고 일반 부처와 동일하게 감사원감사를 받도록 하자는 것은 정보기관의 특수성을 몰각한 주장으로서 국익에도 반한다.
5. 결 론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특위를 설치하기로 합의하면서 정보위원회의 상설상임위화, 국정원예산통제권강화, 국정원 직원의 정부기관 출입을 통한 부당한 정보활동의 통제 및 정당과 민간에 대한 부당한 정보수집행위 금지, 사이버심리전 활동에 대한 엄격한 규제 등을 합의하였다고 하는데,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모두 정보기관의 존재이유와 직접 관련된 엄청난 사항들인데, 특위를 구성하면서 그 개정방침까지 미리 합의하였다니 믿기지 않는다. 특위에서 충분히 논의하고 절충하여 합의를 시도할 사항들을 미리 합의하면 특위에서는 뭘 논의하고, 또 공청회에서 뭘 청취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민주당의 국정원개혁안을 보면, 국정원을 개혁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무력화하여 사실상 폐지하자는 것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민주당의 주장대로 하면 국정원은 비밀정보기관이 아니라 정보를 관장하는 중앙부처의 하나가 될 뿐이다. 그럴 것이라면 예산을 많이 소비하는 국정원을 정보기관으로 둘 필요가 없다. 정보라면 산하에 수십만의 인력을 두고 있는 경찰 정보의 양이 훨씬 많다고 한다. 그렇다면 공개기관인 경찰로 하여금 정보를 수집하도록 하면 될 일이니 굳이 국정원을 존치할 이유가 뭐 있겠는가. 민주당이 국정원 사이버심리전단의 정치·선거개입에 대하여 분노하는 것은 이해가 된다. 선거에 졌고, 국정원 공무원이 문재인 후보를 비난한 댓글도 있으니 국정원 탓에 선거에 졌다고 분노할 수도 있겠다. 그래서 국정원이 다시는 정치와 선거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을 이해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민주당의 개정안대로 하면 국정원이 정치나 선거에 개입하지 못하게 될까? 지금 정보위의 권한이 부족하고 예산통제권이 부실하여, 아니면 국정원의 정치개입에 대한 처벌규정이 미약하여 국정원의 댓글사건이 발생한 것일까? 그 대답이 부정적이라는 것은 민주당 스스로 잘 알 것이다. 국민들이 민주당의 개혁안에 대하여 과연 집권경험이 있는 민주당이 국익차원에서 모색한 것인지, 아니면 대선패배의 분풀이 차원이 아닌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새누리당 역시 특위구성에 합의하면서 미리 합의한 내용에 관하여 과연 국익차원에서 접근하였는지 묻고 싶다. 검찰의 국정원댓글수사를 축소시키려고 시도하다가 여의치 않게 되자 야당의 국정원 개혁안을 덥석 받은 것이라는 의문이 일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이라는 것을 덥석 받았다가 집권당으로서 155석이라는 과반수의 의석을 차지하고도 법률 하나 통과시키지 못하다가 스스로 여야 합의로 제정한 국회선진화법을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청구하겠다고 나섰던 웃지 못 할 사태를 반복하는 것이 아닌가 우려하는 국민이 적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이스라엘의 모사드는 나찌 전범을 집요하게 추적한 끝에 아이히만이 아르헨티나로 도피하여 리카르도 클레멘트라는 가짜 이름으로 15년 동안 기계공으로 살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1960년에 이스라엘로 납치하여 재판을 받고 처형당하게 만들었다. 뮌헨올림픽에서 이스라엘선수단을 살해한 검은구월단원들을 끝까지 추적하여 살해한 것도 유명한 일이다. 모사드가 모든 일을 잘했다고 동의하는 데에 주저할 사람은 있겠지만, 모사드가 세계 최고의 정보기관이라는 사실에 대하여 주저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우리는 모사드와 같은 유능한 정보기관이 필요하다. 특정정파의 이익이 아니라 국가의 이익에 헌신적인 정보기관이 있어야 한다. 문제는 정보기관의 정치개입인데 왜 문제를 해결할 생각은 않고 국정원을 무력화시키는 데에만 골몰하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정보기관은 칼이라 할 수 있다. 칼은 날이 잘 들어야 칼의 구실을 한다. 그 칼로 요리를 할 것인지 사람을 찌를 것인지는 칼이 아니라 칼자루를 쥔 사람이 결정하는 것이다. 정부·여당이 정보기관을 정치적으로 악용한다면, 악용을 못하게 할 방도를 찾을 일이지 정보기관을 무력화시킬 일은 분명 아니다. 지금 북한의 김정은이 무자비하게 사람을 공개총살 심지어 기관총으로 처형하고, 고모부 장성택을 재판 아닌 재판으로 살해하였는데, 이는 권력의 말기증상으로 보인다. 김정은 정권의 말로가 멀지 않은 듯하다. 지금 북한의 상황에 대하여 온갖 설이 난무하고 있다. 김정은이 약한 권력기반으로 인하여 무자비하게 살육을 벌이고 있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김정은은 김일성 흉내를 내는 꼭두각시에 불과하고 김정은을 제거하려는 군부가 위협적인 장성택을 먼저 제거했다는 설도 있다. 국정원의 대북정보역량을 대폭 강화하여야 할 시점이다. 대북정보에 관한 한 전세계에서 국정원에 비견될 존재는 없다. 미국의 정보력이 뛰어나다지만 정찰기나 인공위성으로 잡아내는 정보는 제한적이다. 휴민트를 통한 정보수집능력, 이런 국정원의 정보수집역량을 키워서 국가안전보장에 기여하도록 하는 것이 여든 야든 정치권의 역할 아니던가.
문제는 인사다. 원장, 실장, 처장이 모두 대통령 측근으로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다면, 그리고 그 인사들이 전문성마저 부족하다면, 국정원은 정치권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국정원 여가 50년간 내부출신 원장은 단 한 사람에 불과하다는 것은 국정원과 함께 이른바 권력기관으로 꼽히는 검찰청이나 국세청과 크게 대비된다. 국정원 직원들이 본연의 정보업무보다는 정치권의 움직임에 촉각을 세운 채, 어디에 줄서는 것이 승진과 보신에 유리한지 계산에 바쁘다 한들 이상할 것도 없다. 이런 국정원이라면 정치적 중립은 요원하다. 또, 유능할 것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외부인이 수뇌부로 대거 낙하할 뿐만 아니라 정보의 문외한이 측근이라는 이유로 국정원장에 임명되고, 코드가 맞는다고 백면서생 대학교수를 기조실장에 앉히는 인사를 반복하면서 국정원이 유능하기를 바랄 수는 없을 것이다.
국정원개혁은 국정원의 힘빼기가 아니라 정치색빼기여야 한다. 모사드와 같이 유능한 정보기관을 갖고 싶다면 오히려 힘을 얹어주어야 한다. 국정원 개혁의 알파요 오메가는 인사개혁이다. 국정원이 권력이나 정치권의 눈치를 보지 않도록, 본연의 정보업무에만 열중하면 승진과 영예가 따라오도록 인사를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인사 시스템을 구축할 것인지가 국정원 개혁의 전부다. 국회는 다름 아닌 국정원 인사개혁에 모든 힘을 기울여야 한다. (2013.12.17. 국회 국정원개혁특위 공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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