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3.12.31. 최종개혁안

여야가 31일 오전 국가정보원 개혁 방안에 대해 전격 합의했다. 국정원 개혁안과 내년도 예산안의 일괄 처리를 요구했던 여야가 최대 난관이었던 국정원 개혁안에 합의해 막판까지 몰렸던 예산안 처리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국회 국정원개혁특위 여야 간사인 김재원 새누리당 김재원·문병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간사협의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국정원 개혁 협상을 타결짓고 각 당에 보고한 뒤 관련법 개정안을 국정원개혁특위 전체회의에 제출했다. 특위는 이날 남재준 국정원장을 출석시킨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고 국정원 개혁 관련 법안을 심의·의결한다.

여야는 논란이 됐던 사이버심리전 활동에 대한 처벌문제에 대해 국정원법 제9조 '정치관여금지 조항'에 포함해 명문화하기로 했다. 국정원법 제18조 정치관여죄의 처벌조항을 적용해 7년 이하 징역을 부과하도록 합의했다. 또 여야는 정치에 관여한 공무원들에 대한 법적 처벌 수위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정치에 관여한 국정원 직원에 대한 처벌 수위는 현행 5년 이하 징역형에서 7년 이하 징역형으로 늘어난다. 군인의 경우도 현재 3년 이하 징역형에서 5년 이하 징역형으로, 일반 공무원도 1년 이하 징역형에서 3년 이하 징역형으로 각각 2년씩 최고형이 늘어났다. 공무원 직군마다 제각각이었던 정치관여죄에 대한 공소시효도 대폭 연장해 10년으로 통일하기로 했다.

국정원 직원이 정치활동 관여 행위의 집행을 지시받은 경우 국정원장이 정하는 절차에 따라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시정되지 않을 경우 직무집행을 거부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해당 직원이 공익을 목적으로 수사기관에 신고하는 경우에는 국정원법 17조의 비밀엄수 의무적용을 적용하지 않으며 '공직신고자 보호법' 제2조6호의 불이익 조치를 하지 않도록 합의했다.

이와 함께 여야는 국회 정보위원회의 상설 상임위화 문제와 관련해 이미 국회법에 근거가 있는 만큼 여야 지도부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현재 겸임 상임위 체제를 겸임을 금지하는 전임 상임위 체제로 바꾸겠다고 선언하기로 의견을 절충했다. 또 국정원 정보관(IO)이 국회나 정당, 언론사, 정부기관을 드나들며 정보를 수집해온 관행에 대해선 '법령에 위반된 상시출입은 금지한다'는 내용을 법에 명시하기로 했으며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사항을 규정한 국정원의 내규를 국정원이 다음 달 말까지 특위에 제출토록 했다.

국정원에 대한 외부통제도 강화됐다. 국정원장은 국회에서 예산결산 심사 및 안건심사와 감사원의 감사 있을 때 성실하게 자료를 제출하고 답변토록 했다. 국정원 예산심사에 대해선 국정원이 다른 기관에 계상할 수 있도록 한 예산도 국회 정보위에서 심사하도록 하고 이 예산의 실질심사에 필요한 세부자료를 정보위에 제출토록 했다.

여야는 국정원개혁특위에서 국정원 개혁 관련 법안을 의결하면 법사위를 거쳐 이날 중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할 계획이다.